'충북 드론·UAM 연구 센터'가 위치한 곳은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구관 4층.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자유로이 오가는 예술대에 충북의 UAM 미래를 선도할 연구센터가 있으리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참고로 UAM은 도심 항공 교통Urban Air Mobility의 약어로서 속칭 '하늘을 나는 택시'라 불리는 근미래 교통수단이다.)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드론처럼 푸르게 빛나는 현판 밑으로 '실내 드론 비행장', 'UAM 시뮬레이터 실', '성과확산 세미나 실', '시제품 제작실'이 갖추어진 연구센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연구센터에 갖춰진 실내 드론 비행장 |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은 조환기 센터장님.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예전에는 공군사관학교에서 전투기 조종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하셨다고. 하지만 본캐는 어디까지나 항공우주공학 박사님으로서 청주대의 항공운항학과의 교수님이시면서 항공모빌리티연구 소장도 맡고 계신다.
1. '충북 드론·UAM 연구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 조환기 센터장 |
우리 연구센터는 충북 경제자유구역청 및 충북 과학 기술혁신원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어요. UAM 및 드론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인력를 양성하는 일을 하고 있지요. 관계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치하는 일도 해요. 이 센터는 청주대학교가 주관하고 교통대가 참여해서 △충북형 UAM 비행체의 설계 및 축소기 비행체 개발 △UAM 버티포트 설계 및 모형제작 △충동회피기술개발 △ AI 기반의 자동이착륙 및 분산전기추진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 '충북 드론·UAM 연구센터'만의 특징이 있다면요?
우리 연구센터는 현대자동차나 한화 시스템과 같은 대기업의 연구소와는 규모가 달라요. 우리 충북에 드론과 UAM에 관련한 사업의 기반이 없으니까 지자체 차원에서 연구를 장려하고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초석으로서 센터를 수립하게 된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UAM 관련 연구와 기술 개발도 하지만 더불어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충북교육청과 진행하는 '드론 코더 300'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지요. 드론코더 300은 초등학생들이 우리 센터에 와서 청주대 무인항공기학과, 공군사관학교 전문가와 만나서 드론 시스템을 배우고, 코딩도 해보고, 드론 조종도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에요.
대학생의 경우에는 무인항공기학과나 항공학부 학생들이 센터에 와서 일하게 하면서 자기 분야를 배우고 UAM 연구 인력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어요.
기업도 우리 센터와 함께 참여하고 연구 개발도 할 수 있지만 아직 관심이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아쉬워요.
▲ 2023 드론쇼코리아에 참석한 조환기 센터장(오른쪽)의 모습 |
3. 사업단이 이룬 성과를 자랑하자면?
아무래도 연구센터 자체 제작 축소기가 자랑이지요. 이 축소기는 항행테스트를 완료했고, 국토부의 K-드론시스템 실증지원 사업과 충북 스마트 드론 콜드체인 실증사업도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2023 드론쇼코리아'에 전시되었구요. 향후 도내 기업에 기술이전 할 계획에 있어요.
▲ 23년 드론쇼코리아에 전시된 충북 드론 UAM 센터의 축소기와 버티포트 모형 |
다른 성과라면 UAM 이착륙장이라고 할 수 있는 버티포트 모형을 개발해서 특허를 출원했다는 것, 영상을 이용한 이착륙기술도 개발하고 있는데 역시 특허 출원 중이지요. 이 기술은 인공지능을 통해 지형지물을 스캔해서 주변을 인식하는 기술이에요. 주위에 하천이 있는지, 건물이 있는지 인공지능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참, 청주시의 지형을 3D로 만들어서 가상으로 축소기를 운항할 수 있게 만든 시뮬레이터도 있어요.
▲ 청주의 지형을 재현한 시뮬레이터 |
4. 사업단 일을 수행하면서 가장 뿌듯했던/또는 아찔했던 순간은?
23년 1월 12일, 축소기가 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했던 날입니다. 센터 책임자로서 성과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데 그 무게가 시원하게 날아간 순간이었지요. 그 날은 연구센터 사람들이 모두 학교 운동장에 모여 축소기의 비행능력을 확인했는데 멋지게 날아오르는 걸 보면서 흐뭇했어요.
▲ 비상하는 축소기 |
아찔했던 순간은 경우는 정반대라고 할까요. 일단 기체가 날 수 있다는걸 확인했으면 그 뒤로 다양한 비행시험을 하는데요. 한 번은 축소기가 천이비행하면서, 즉 수직 이착륙에서 수평 비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겼어요. 200m 아래로 추락해버린 축소기를 수거해서 수리하고 복원해야 했어요. 하지만 원래 비행시험이란 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체를 끊임없이 검증하는 과정이에요.
현재는 열다섯 단계로 계획한 비행시험 과정 중 중반부 초입에 와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5. 사업단만의 고충과 어려움이 있다면요?
근처에 적절한 비행시험장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여기서 만들어서 곧바로 인근에서 실험을 해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데 그게 안되거든요. 그나마 가까운 비행장이 오송 철길 아래쪽에 있는 비행장인데, 사실 그곳도 우리 기체를 띄우기에는 좁아요.
중요한 비행 같은 경우에는 전북 부안 간척지 근처까지 가서 시험비행을 해야 해요. 한정된 시간에 시험 비행을 하기 위해서는 전날부터 가있어야 하지요. 막상 가도 기체에 문제가 생겨 버리면 눈물을 머금고 다시 돌아와야 해요. 여기서 여러번 점검을 하고가도 그런 일이 생겨요. 또 때로는 날씨가 변수가 될 수도 있고요. 앞으로도 계속 시험 비행을 앞두고 있는데, 우리 지역에 적절한 전용 드론 비행시험장이 없다는 것이 제일 아쉽습니다.
또 한가지 UAM 분야가 활성화되려면 관련 기업과의 파트너쉽이 필수적이거든요. 그런데 항공기 개발을 하는 경남지역에 비하면 우리 충북이 뒤떨어지고 있는게 사실이에요. 그나마 충북에는 '(주)성우 엔지니어링'이 있어서 다행이지요.
6. 앞으로 UAM 분야에 많은 일자리가 생기리라는 말을 들었어요. 어떤 일자리들이 만들어질까요? 학생들은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요?
사실 미국과 유럽은 24년부터(우리나라는 25년) UAM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빠르면 금년 말부터 UAM 분야는 가시적인 변화로 성큼 다가올 거예요. 영화나 소설에서 꿈꾸었던 것처럼 수만 대의 항공 택시가 하늘을 오가려면 그걸 운용하기 위한 인프라들도 곳곳에 필요해지겠지요.
UAM 산업은 항공산업처럼 종합적인 산업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아요. 기체 개발의 연구 인력이 필요하고, 버티포트를 운용하는 운용 인력, 서비스 인력 등 다양한 인력이 필요하겠지요. 항공운항학과의 교수로서 연구 인력을 꿈꾸는 학생들이 있다면 드론이나 UAM 관련 분야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항공공학이나 전기전자와 같은 시스템 산업 분야를 폭넓게 공부하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4차 산업 시대가 되면서 사양길을 걷는 산업도 있지만 UAM 산업처럼 크게 부흥하는 분야도 생겨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우리 충북도 잘 준비하고 대비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